약 20년 후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령화 사회를 형성한다고 합니다. 그 때가되면 우리가 사는 모습이 어떨지 쉽게 상상이 되지는 않습니다만, IMF이후 기업 운영의 필수요소처럼 되어버린 구조조정으로 정년퇴직이란 말이 옛말처럼 되어버린 지금의 현실도 초고령사회의 한 모습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곤 합니다.
저에게는 작은 꿈이 하나 있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은퇴를 하게 된다면 작은 시골마을로 내려가 아담한 텃밭이 딸린 펜션을 운영하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죠. 그렇다고 요즘 한창 성행하고 있는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 등으로 무장(?)한 사업형 펜션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소일거리 정도로 여길 수 있는 수준이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시간이 될 때면 가끔 펜션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그 중에서 나름 재미있는 상상 한 토막을 풀어볼까 합니다. 바로 듀얼하우스입니다. 사람 냄새가 나는 작은 마을에 예쁘고 아담한 집 두 채를 짓습니다. 저와 제 아내가 거주하는 곳은 물론 한 채의 집이겠죠.
나머지 한 채는 누군가를 위해 비워두는 것입니다. 주말이면 찾아올 자식들과 손자, 손녀를 위한 것이기도 하고, 제가 좋아 찾아주는 손님들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가족이 찾아올때면 나머지 한채도 내 집의 연장 공간이 됩니다. 아무리 가족 간이라고 해도 분가해서 살던 자식입장에서는 시골에 내려와 함께 지내는 것이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며느리나 사위입장이라면 더욱 그렇겠지요. 하지만, 함께하되 철저한 독립공간이 보장되는 곳이라면 찾아오는 가족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지지 않을까요?
평일이나 가족이 내려오지 않는 주말에는 인심 좋은 펜션이 됩니다. 집을 찾아온 손님에게는 유기농으로 정성들여 가꾼 텃밭도 내어줍니다. 오랜만에 찾아 온 자연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도록 정원에는 작은 자전거도 몇 대 두렵니다. 그들에게 받는 돈은 중요치 않습니다. 다소 적적할 수 있는 시골살이에 펜션이랍시고 놀러오는 손님들은 제게 소중한 말벗이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제 집이 좋은 소문으로 번집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아닙니다. 그 만큼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으리란 기대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생각으로 시골살이를 하는 사람이 많아질 수 있으리란 기대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이 많아지면,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고 서로의 게스트하우스를 활용하면 전국 각지로의 여행을 즐길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가끔은 집 전체를 내주고 저와 아내는 여행을 떠나기도 할 겁니다. 여행비용의 상당부분은 펜션렌탈비용으로 충당할 수 있겠죠? 자연을 만끽하며 가족애도 키울 수 있는, 그리고 일정 부분 경제적인 생산 활동도 함께할수 있는
듀얼하우스. 은퇴 후 시골살이로 한 번 쯤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by. 노블하우스 대표 류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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